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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연말 회고에 부쳐: 의지해도 좋은 사람들

지난 수요일 퍼블리 팀 연말 회고 발표. 소령님이 찍어 준 사진들.

1. 일에서 얻고 싶었던 것

누가 저에게 일에서 무엇을 얻고 싶냐고 물으면 ‘인정 받기’와 ‘영향력 있는 사람 되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인정 욕구와 영향력 욕구, 이 두 가지가 저에게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고 생각했고, 이것들을 얻으면 정말 기쁠 것 같았습니다.

열심히 살다 보니 (아직 성공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이 된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어느덧 제가 원했던 것 이상의 인정과 영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출근길에 이런 생각을 하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공허해졌습니다. 원하던 것을 얻었으면 충만한 마음이 들어야 정상인데 어째서 오히려 공허한 걸까,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번 달 초에 오랜만에 심리 상담을 받고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정말 중요한 욕구는 따로 있었고, 인정이나 영향력은 그걸 충족시키기 위해 동원하는 (효과적일 거라고 제가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던) 수단이었을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2019년 저의 가장 큰 발견이었습니다.

2. 달라졌다는 말

며칠 전 소령님과 일대일 미팅을 하다가 ‘민우님은 그동안 정말 많이 바뀌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소희님도 같은 말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소령님이 Transformational 이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이니, 바뀌긴 바뀐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어떻게 얼마만큼 달라지고 있는지 저 스스로는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태도와 행동과 성격을 몸무게 재듯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그런 기술은 없으니까요. 제가 달라졌는지 알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저를 세심하게 관찰해서 피드백 해 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를 긴 시간 동안 가장 가까이서 보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해 줄 때면 그 관심과 배려에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리고 아직 한참 모자라지만 더 많이 달라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3. 의지해도 좋은 사람들

예전의 저는 어떤 문제가 있든지 혼자 힘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어차피 제 힘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테니,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고민을 털어놓거나, 위로를 받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전이시키고 싶지 않아서 힘들다는 말을 삼가곤 했습니다.

2019년은 그런 점에서 여느 때와는 다른 한 해였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이겨내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 요즘 이런 힘든 일이 있어요’ 하는 말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위로가 되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의지해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어서, 그렇게 의지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그 덕분인 것 같습니다.

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어려워진다고 하니, 아마 내년에는 올해보다 어려운 일이 더 많이 일어날 겁니다. 끝없이 자기의심에 시달릴 테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테고, 지치고 힘든 시간도 찾아올 겁니다. 그래도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의지해도 좋은 사람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니까요.

2019년을 마무리하는 감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