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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겸 반성문: Bill Walsh – The Score Takes Care of Itself

NFL(미식축구)의 전설적인 명감독 빌 월시의 리더십을 다룬 책 “The Score Takes Care of Itself”를 읽었습니다. 빌 월시는 ‘웨스트 코스트 오펜스’라 불리는 공격 방식(잘은 모르지만 미식축구의 판도를 뒤바꿨다고 합니다)을 만들고, 다 쓰러져가던 팀인 샌프란시스코 49ers를 회생시켜서 슈퍼볼 3회 우승을 차지한 어마어마한 감독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미식축구는 잘 모르고, 그냥 아마존 독자 리뷰가 워낙 좋길래 사서 읽음. 

인상적인 부분이 많은 책인데, 그중에서도 제 머릿속에 남는 키워드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준비’를 고르겠습니다. (발번역 죄송…)

The motto of the Boy Scouts, “Be Prepared,” became my modus operandi, and to be prepared I had to factor in every contingency: good weather, bad weather, and everything in between. I kept asking and answering this question: “What do I do if . . . ?” It’s the same for you, of course: “What do you do if . . . ?” Most leaders take this no deeper than the first level of inquiry. You must envision the future deeply and in detail—creatively—so that the unforeseeable becomes foreseeable. Then you write your script for the foreseeable.

보이스카웃의 모토인 “준비”는 나의 행동 양식이 되었다.
준비되어 있기 위해 나는 온갖 우발사태를 고려해야 했다. 좋은 날씨, 나쁜 날씨, 그리고 그 중간의 모든 것들까지.
나는 항상 “만약 …가 벌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답했다. 물론 이것은 당신에게도 해당된다. “만약 …가 벌어진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대부분의 리더들은 이 질문에 대해서 첫 단계에서 더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당신은 예측 불가능한 것(the unforeseeable)을 예측 가능케(foreseeable) 만들기 위해서 미래를 아주 깊이, 그리고 디테일하게, 창의적으로 상상해야만 한다.
그리고 나서 예측 가능한 것(the foreseeable)에 대해서 대본을 써야 한다.

from “The Score Takes Care of Itself: My Philosophy of Leadership”

빌 월시는 ‘격한 경쟁 상황, 스트레스 레벨이 높은 상황에서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면 결국 나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리더의 중요한 역할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상황을 깊이 숙고하고 각각의 경우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미리 준비해서, 그 상황이 닥쳤을 때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면서요. 

it was almost impossible for me to make quick and correct decisions in the extreme emotional and mental upheaval that accompanied many situations during a game. I defy you to think as well—as clearly—under great stress as you do in normal circumstances. I don’t care how smart or quick-witted you are, what your training or intellect is; under extreme stress you’re not as good. Unless, that is, you’ve planned and thought through the steps you’re going to take in all situations—your contingency plans.

게임(미식축구) 중에 일어나는 각종 상황에 수반되는 엄청난 감정적 정신적 동요 속에서,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내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커다란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일반적인 시기처럼) 제대로 명확하게 사고할 수 있을지, 할 수 있으면 한 번 해 보길 바란다.
당신이 얼마나 똑똑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든, 당신이 어떤 훈련을 받고 어떤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다. 극단적인 스트레스 아래에서 당신은 그만큼 훌륭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상황에서 당신이 밟아갈 단계들, 즉 사전 대책을 미리 계획하고 숙고해 놓지 않았다면 그러하다.

from “The Score Takes Care of Itself: My Philosophy of Leadership”

Hearing someone described as being able to “fly by the seat of his pants” always suggests to me a leader who hasn’t prepared properly and whose pants may soon fall down.

‘바지에 앉아서 비행(직감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이 있다’라는 말을 평가를 듣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나는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그래서 언젠가는 바지가 추락할 리더를 떠올린다.

from “The Score Takes Care of Itself: My Philosophy of Leadership”

이 부분을 읽으면서 뜨끔한 마음과 함께 반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즘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은 ‘스타트업은 불확실하고 변화가 큰 환경에서 일하는 조직이니,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였습니다. 
바로 지난 주 퍼블리 팀미팅에서도 한 동료가 던진 ‘만약 지금 만들고 있는 게 잘 안 될 경우에 어떻게 할지 계획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저는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해서 결정할 일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으니, 미리 걱정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해요.’라는 식으로 대답했는데, 책을 읽으며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
‘린 스타트업’이라는 듣기 좋은 이름으로 포장했지만, 빌 월시에 따르면 저는 바지와 함께 추락할 나쁜 리더였던 겁니다.

물론 미래에 일어날 ‘모든’ 상황을 상상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게으른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준비하는 만큼 팀이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