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e're Reading

What We’re Reading #130 위로의 벤 다이어그램

‘일잘러’가 되고 싶어서 제가 하는 노력: 업무 관련 책을 읽고, 뉴스레터를 구독합니다. 해외 컨퍼런스 영상을 보고, 웨비나(Webinar)를 듣습니다. 업계 구루(Guru)들의 블로그에 수시로 들어가서 글을 읽고, 그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습니다. 비싼 돈을 내고 강의를 듣기도 합니다.

쉴 새 없이 공부하지만 일잘러의 길은 아득히 멀기만 합니다. 배울 것은 끝이 없는데 공부할 시간은 부족하기에, 늘 지식과 역량의 결핍을 느낍니다. Medium에서 능력자들의 글을 읽고 있자면, 저는 도저히 이들과 같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어찌어찌 버틴 것은 순전히 제 업무가 동료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라서, 아직 제 밑천이 드러나지 않은 덕분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언젠가 이 분야를 잘 아는 동업자에게 ‘제대로 걸려서’ 저의 얕은 바닥이 파헤쳐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불안감이 제 마음속에 은은히 깔려 있었는데 (이런 심리 상태를 사기꾼 증후군 Imposter syndrome이라 부르더군요), 얼마 전 아래와 같은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사기꾼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이런 식으로 극복해 왔습니다. 제가 데이터 사이언스의 모든 것(모든 알고리즘, 기술, 멋진 패키지, 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배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는 점을 받아들였습니다.

(중략) ‘당신이 아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 사이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벤 다이어그램이 있습니다. ‘당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의 부분집합이 아닙니다. 당신의 지식은 다른 사람들의 지식과 겹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당신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돋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Imposter Syndrome in Data Science – Caitlin Hudon

이 말과 벤 다이어그램이 제게는 마음의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기꾼 증후군을 겪는지 알고 나니 불안이 한결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전 세계의 동업자들이 저와 같은 고민과 불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큼 위로가 되는 일이 또 있을까요.

PUBLY 독자 여러분 중에도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 받을 길이 없어서 불안하신 분,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시달리시는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께 이 벤 다이어그램이 위로를 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안 그런 척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사실 마찬가지라고 하니까요.

2018년 2월 2일,
삼성동에서 김민우 드림
(인트로 이미지 출처: David Whittaker 트위터)

P.S. 그로스(Growth), 실험 설계, 데이터 분석 등을 업무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도하는 분들의 ‘동업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아는 것을 나누면서 함께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 그리고 빠르게 변하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특유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연락 주세요.